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무수한 갈등과 부딪힘 속에서 공감과 수용을 배운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그의 눈빛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의 생각을 알 수 있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수 없이 많이 절망한다. 아흔아홉 개의 칭찬 댓글 대신 한마디의 비난 댓글을 견디지 못해 극단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서로 어우러지고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하기에,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 상처를 통해 그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는 있는지, 거친 상대를 만나 너무도 모욕적이어도 그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고민하며 해결할 수는 있는지, 또 나보다 연약하고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만나도 그를 무시하기보다 그의 마음을 세밀하게 헤아리며 다독거릴 수는 있는지를 배워야 한다.

사실 그 모든 것들은 "공감 능력"과 "수용 능력"에 달려 있다. 무수한 갈등과 부딪힘 속에서 아이들은 공감 능력과 수용 능력을 키워간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고민해야 한다. 맞대응해야 할지, 외면해야 할지, 달래줘야 할지, 설득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를 통해 아이들은 공감을 배우고 수용을 배운다.

처음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부모의 눈빛과 반응에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부모의 해결 방법을 통해 배워간다. 누군가는 말한다. 부부 싸움은 결코 아이들 보는 앞에서 하지 말라고. 맞다. 부부 싸움을 수없이 목격한 아이치고 건강한 정서를 가진 아이들은 드물다. 눈만 뜨면 싸우는 형제를 바라보면서 자책하는 부모가 있다 하자. 아이들이 싸울 때마다 바로 자신들의 탓이라 여기며, 아이가 싸우고 나면 다시 부부 싸움을 시작하기도 하지 않던가. 정말 맞다, 부모의 탓 맞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싸워서가 아니었다. 그 싸움이 문제가 아니었다. 싸우고 난 뒤 어떻게 화해하고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싸우는 장면을 용케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냉랭한 기운을 감지하며 숨 막혀 한다. 차라리 아이들 앞에서 싸우자. 그리고 그 갈등이 어떻게 극복되어가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 갈등 뒤 회복을 바라본 아이는 오히려 더 안정된 정서를 갖게 된다.

모든 갈등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수많은 갈등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 연약한 아이가 되었든 강한 아이가 되었든 그 기질대로 부딪치면 된다. 내가 지금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사랑하고 또 어떨 때 아픈지를 알아야 한다.

의학 용어 중 사이코소매틱 디소더(Psychosomatic disorder, 정신신체장애)가 있다. 예를 들어 천식이나 위염을 앓는 아이들의 병인을 찾다 보면 심리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를 발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마음과 육신은 함께 간다는 것이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보듬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병은 치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공감 능력과 수용 능력을 키워주지 않는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병들게 할 것이다. 

더 부딪치고 더 갈등하게 하자. 먼저 아파하기도 하고 먼저 괴롭기도 해야 한다. 잘못하기도 하고 처절히 반성도 해야 한다. 그래야 이겨낼 수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어떤 상대를 만나도 두렵지 않을 용기가 생기게 된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큰일 났다고 요란 떨지 말자. 정답을 주듯 단정하지도 말고, 상황을 바꿔주지도 말자. 처음엔 어렵겠지만 낙심해 울기도 하겠지만, 조금씩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다루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마음이 어떠한 것이든 받아들이고 수용하게 될 것이다. 갈등과 회복,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어느새 몸도 마음도 성숙해져 갈 것이다.

양성희  한강국제크리스천학교 교장

<저작권자 © 김포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성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